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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빅2, 서로 "내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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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빅2, 서로 "내가 1위"

입력
2012.01.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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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 때 아닌 '숫자' 싸움이 치열하다. 서로 "우리가 지난해 더 많이 팔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쟁 회사의 판매 대수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그만큼 신경전도 뜨겁다는 방증이다.

12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장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곳은 세계 1위 자리를 다투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의 폴크스바겐.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816만 대를 팔았다"고 작년 실적을 자신있게 공개했다. 이는 2010년 714만대에 비해 100만대 이상 늘어난 성적.

반면 GM은 아직 지난해 판매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대략 900만대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GM이 1위, 폴크스바겐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측은 GM의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GM은 중국에서 상하이자동차(SAIC)와 퍼스트오토모빌웍스(FAW) 그룹 등과 손을 잡고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생산한 일부 차종을 GM실적으로 잡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

AP통신은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GM이 중국에서 생산한 '울링(Wuling)'판매 대수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GM이 최대 주주가 아닌데도 울링의 판매량을 포함시킨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SGM은 약 120만대, 미니 밴 SGM울링은 약 128만대, 상용차 FAW-GM은 5만6,000여 대를 팔았는데 울링을 뺄 경우 폴크스바겐이 1위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은 일반적으로 지분이 얼마나 되느냐를 떠나서 GM의 자본과 기술이 들어가서 생산된 제품은 GM의 판매량으로 포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와 자동차 전문가들까지 가세해 숫자 싸움을 벌이는 까닭은 2008년 이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왔던 도요타가 주춤한 바로 지금이 세계 1위 자리를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르노-닛산까지 숫자 싸움에 끼어들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11일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약 803만대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요리무리 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판매 대수가 약 790만 대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면서 "르노-닛산이 GM과 폴크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르노-닛산이 800만대를 넘어선 것이나 3위가 된 것은 사상 최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기에도 허수가 있다. 곤 회장은 "르노가 272만대, 닛산이 467만대 그리고 르노가 25%를 출자한 러시아 아프토바즈(AvtoVAZ)가 63만8,000대를 팔았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인수한 러시아 최대 자동차 회사 아프토바즈의 판매 대수까지 포함시킨 건 '오버'라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이를 빼고 르노-닛산의 판매 대수만 따져보면 739만대로 도요타에 뒤지는 4위에 그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북미 시장은 미국 회사와 일본 회사들이, 유럽 시장은 유럽 회사들이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지만 유럽 회사와 현대ㆍ기아차가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유럽 시장 역시 전 세계 모든 회사들이 파고 들면서 전 세계 시장이 전쟁터가 됐다"면서 "도요타의 반격이 시작될 올해는 신경전과 자존심경쟁이 훨씬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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