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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마디에… '보수'표현 삭제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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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마디에… '보수'표현 삭제 안한다

입력
2012.01.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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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정강에서 ‘보수’ 표현을 삭제하는 문제로 당내에서 융단 폭격을 받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이 문제는 비박(非朴) 진영의 주요 연대 고리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가 12일 정강에서 ‘보수’ 표현을 삭제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누차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이 비박 진영에 ‘더 이상 당을 흔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비대위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이준석 이상돈 위원 등 외부 출신 6명의 비대위원들이 이날 4ㆍ11 총선에서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지 않기로 결의한 것은 비대위 흔들기를 막기 위한 포석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시작되자 마자 작심한 듯 “보수 관련 논란이 있는데 오늘 결론을 지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박 위원장은 “당이 추구해야 될 핵심 가치를 시대 변화에 맞게 잘 다듬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 쇄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수 관련 논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5분간 공개 발언에서 “우리는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절박한 마음으로철저히 쇄신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벼랑 끝’이란 표현을 세 번 사용하며 비장함을 보이기도 했다.

‘보수’ 논란을 촉발시켰던 김종인 비대위원은 “(보수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는)개인 생각은 추호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순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순 없지 않느냐”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날 결정은 이념 논쟁으로 인한 비대위의 동력 상실을 막는 한편 나아가 쇄신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동시에 친이계와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에도 선을 그으며 비대위에 힘을 실어줬다. 박 위원장은 “국민들은 재창당이냐 아니냐는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쇄신의 내용과 실천을 보고 변화를 평가할 것”이라며 “간판만 바꿔 다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박 진영의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비대위 교체론 등을 겨냥해 “비대위를 흔드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며 “비대위원들은 오직 당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큰 결정을 내려주신 분들인데 마치 정치하러 온 것 같이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변호했다. 비대위에 대한 일침도 빠뜨리진 않았다. 박 위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16일)로 날짜를 못박아 비대위에 공천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비대위는 이와 관련, 공천 과정에서 돈 봉투 살포와 같은 행위를 한 후보자는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 디도스 검증위 위원장인 이준석 비대위원이 최근 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에 소속된 한 대학 총학생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사건에 대해 시국선언을 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학생들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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