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3대에 걸친 북한의 권력세습을 비난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남이 3일 자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3대 세습은 용인하기 어렵다"며 "겨우 2년 정도 (후계자 교육을) 받은 젊은 후계가가 (선친에 의한) 37년 절대권력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남이 부친 사망 이후 북한 체제 및 후계구도와 관련해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에 대해 "젊은 후계자를 상징으로 존재시키면서 기존의 파워엘리트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갈 것"이라며 군사력을 우선시하는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유훈정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남은 지난해 1월 중국에서 가진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도 세습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내부적인 사정이 있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이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언론 접촉을 피해왔으나 지난해 12월 19일 조선중앙TV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발표한 직후 도쿄신문이 근황을 묻는 이메일을 보내자 "신변에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기본적으로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남은 2남 김정철과 함께 부친의 영결식에 참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남과 일본 언론인이 주고 받은 인터뷰와 이메일 등을 모아 20일 발간 예정인 <아버지 김정일과 나> 에는 김정남이 김 위원장에 대해 "엄격하고 정이 깊었지만 자식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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