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죽음에 대한 악의적 왜곡일까, 아니면 실제 조작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7월 27일 경기 동두천시 수해현장에서 순직한 고 조민수(당시 21세) 수경 사연 조작 의혹과 관련, 동료 부대원들의 증언은 지난해 조 수경 변사처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진상조사에 나선 경기경찰청이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11중대 1~3 소대원 30여명(제대자 포함) 전원을 대상으로 벌인 1차 조사 결과다.
특히 당시 조 수경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같은 3소대 의경 4,5명은 "부대원 7명이 급류에 고립된 강모씨를 돕기 위해 우의를 묶어 밧줄을 만드는 동안 조 수경이 스티로폼을 가슴에 안고 다가가다 급류에 휩쓸렸다"고 진술했다. 모 언론을 통해 "탈출 지시가 늦어 조 수경이 숙소에서 나오다 물살에 휩쓸렸고, 지휘관이 사실을 은폐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한 전 동료 A씨의 주장을 배척하는 내용이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조사를 받은 30여명에 A씨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현재 알 수 없다"며 "A씨 신원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수경의 사망이 구조과정에서 빚어졌는지 여부를 목격자 진술만으로 확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전역의경 B씨는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해 수해 때 조 수경이 숨진 곳에만 급류가 생겨 사람과 차를 통제했다"며"왕고참이었던 조 수경이 그걸 모를 리 없어 시민을 구조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조 수경은 키가 180㎝ 넘었고, 고립된 강씨는 담 위에 있어서 (조 수경이) 조난 상황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일한 민간인 목격자인 강씨는 이번 조사에서도 "불어난 물에 고립됐는데 '사람이 갑니다'는 말을 들었다"고 일관된 진술을 했지만 조 수경이 이 말을 했는지, 다른 누군가의 말인지는 모르고 있다.
경찰은 철수 지시가 늦어 숨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동 경기경찰청 수사2계장은 "임시숙소에서 급류에 휩쓸린 지점까지 거리가 100여m로 사고에 앞서 조 수경이 다른 의경들과 함께 이동하며 침수차량을 도왔다는 진술이 일치한다"며 "철수 명령이 늦어 급류에 휩쓸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에 대해 대질 및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 증언의 진위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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