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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 파문/ 고명진 보좌관 검찰 출두… 밝혀야 할 의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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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 파문/ 고명진 보좌관 검찰 출두… 밝혀야 할 의문 3가지

입력
2012.01.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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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후보인 박희태 국회의장 측의 지시를 받고 고승덕 의원 사무실에 돈 봉투를 전달한 인사로 고명진 보좌관(현재 Y의원실 보좌관)이 지목됨에 따라 사건 실체로 다가서는 첫 관문이 열렸다. 그 윗선을 파악하고, 누구누구에게 돈 봉투가 전달됐는지를 드러내는 것이 2차 관문이다.

누가 돈봉투 전달을 지시했나

첫 전달자로 지목된 고 보좌관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인물을 밝혀내야 한다. 검찰 수사도 이 인물을 찾는 데 집중돼 있는 것 같다. 이 인물은 돈 봉투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돈 봉투 전달 실무와 박 의장 간의 연결고리로서, 누구에게 얼마의 돈이 뿌려졌는지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동시에 전당대회 자금이 어떻게 조성됐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구일까. 당시 박 의장 캠프에 있던 조모씨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시 캠프 역할상 박희태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조씨가 고 보좌관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씨를 지목하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당시 캠프에서 조씨는 재정과 조직을 담당했다. 조씨는 박 의장이 국회에 입문한 13대부터 박 의장을 보좌해왔다. 민감한 '돈'문제는 당연히 조씨 손을 거쳤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증언이다.

물론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급 인사가 봉투 전달 지시를 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돈 문제를 보좌관에게만 맡겨 놓았을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캠프 내 인물이 아닌 제3의 인물이 관여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하지만 '카더라'성 추측일 뿐 근거는 박약하다.

누구누구에게 돌렸나

고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쇼핑백 속에 똑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끼어있었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적어도 수십 명 의원들에게 돈 봉투가 돌려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당시 돈 봉투가 고 의원에게만 전달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친이계, 그 중에서도 이상득계로 분류되는 고 의원을 당시 박 의장 캠프에서는 '우리 편'으로 분류해 놓았다고 한다. 한 여당 관계자는"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에 돌린 300만원은 자기 편 의원들에게 전당대회 당일 대의원들의 교통비와 식사대로 사용하라고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 임박해 성향이 애매하거나 반대쪽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을 가능성은 낮다. 박 의장 지지하는 상당수 의원들에게 고 의원에게 전달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비슷한 액수의 돈 봉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박 의장 캠프에 몸 담았던 한 인사는 "당시 지지 성향으로 분류한 의원이 50~60명은 됐다"고 말했다.

고 의원에게 전화한 사람은

7월4일, 고 의원이 자신의 K보좌관을 통해 돈 봉투를 박희태 의장 측에 돌려준 뒤 몇 시간 지나 고 의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고 의원은 전화한 사람과 통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충 "왜 돈을 돌려보냈느냐"는 항의성 전화로 추측된다.

당시는 박 의장이 막 당 대표에 당선돼 한나라당 당 대표실을 접수한 시점이다. 나름 자축 분위기에 젖어있던 박 의장 측은 "고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가 돌아왔다"는 보고에 상당히 당황했던 것 같다. "당시 박 의장이 매우 기분 나빠했다"는 증언도 있다. 즉각 캠프 핵심 인사들의 구수회의가 열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고 의원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누군가 전화를 한 것 같다. 고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면 보좌관급은 아니다. 당시 캠프에 몸 담았던 의원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당시 돈 봉투 살포에 대해 상당 부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후에 전화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는 것은 이 시점에 적절하지 않다"고만 말했다.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김효재 정무수석이 전화했느냐'는 질문에도 고 의원은 "수사 중이므로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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