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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아베를 입는다" 명품 옷 상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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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아베를 입는다" 명품 옷 상납 요구

입력
2012.01.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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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XX 형은 한 장에 7만~8만원 하는 아베크롬비(미국 캐주얼 브랜드) 티셔츠를 색깔과 디자인 별로 정해주고 하나씩 모아오라고 시켰어요. 오죽하면 후배들 사이에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패러디해 '악마는 아베를 입는다'고 불릴 정도였다니까요."

1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남ㆍ서초구 일대 중고교생 700여명에게서 현금 등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김모(18ㆍ구속ㆍ본보 11일자 10면)군에게 당했던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군은 서울 시내 일진들 사이에서도 '유명 인사'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진학하지 않은 김군은 수첩에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갖고 싶은 유명 브랜드 제품명을 적어놓고 후배들에게 이를 사올 것을 강요했다.

김군의 지시에 따라 다른 학생들에게서 돈을 빼앗았던 학생들은 경찰에서 "그가 돈 상납을 요구하는 것을 돈셔틀이라고 한다. 빵셔틀은 장난 식으로 하는 거지만 돈셔틀은 진짜 돈을 갖다 받쳐야 해 훨씬 더 무섭다"고 말했다. 김군의 지시를 받은 학생 10여명은 한 번에 20만원을 상납했고 이런 식으로 김군에게 상납된 돈은 지난 3년 동안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학생 중 일부는 부모가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사업가인 상류층 자제들"이라며 "집에서는 모범생으로 보여도 학교에서는 '노는 아이들' 축에 들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그런 학생들은 중간 위치에서 김군에게 시달리면서도 부모에겐 상납 및 갈취 사실을 숨겨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군의 명령에 따라 강남구의 한 공원에 집합해 상납 명령을 전달받고, 다른 학생들을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이 공원을 '거지공원'이라고 불렀고 집합 명령도 '거지집합'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도 가해학생들을 상대로 추가 범죄 여부를 조사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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