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적인 '가마솥' 전략이 한국에서 통할까.
화장품 업계에서 보통명사처럼 사용되는 에센스, 세럼, 투웨이 케?? 파우더 파운데이션 같은 제품을 처음 만든 일본의 화장품기업 고세그룹이 2012년 한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선언했다. 시세이도와 함께 화장품 강국 일본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회사다. 우리나라는 10년 전에 처음 진출했지만, 고가의 프리미엄제품이 대부분이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구매력 높은 소비자에게만 주로 알려져 있었다.
한국현지법인 고세코리아의 니오 토모유키(사진) 사장은 1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화장품은 10년 이상 된 장수제품이 대부분"이라며 "그만큼 하나의 제품을 만들 때 오랜 기간 연구와 기술개발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신제품을 출시하려면 최소 3년 이상은 걸린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 회사 대표제품인 '모이스쳐 리포솜'은 올해로 출시된 지 20년을 맞는다. 20년전 출시될 때 모습 그대로이지만 지금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화장품은 한달 사이에도 수십종이 나올 만큼 제품주기가 빠르다. 유행이 워낙 빨라서이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니 출시되자마자 사라지는 제품들이 다반사다.
니오 사장은 한국시장의 역동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천천히 달궈지지만 좀처럼 식지 않는 일본 특유의 '가마솥' 경영철학으로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아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 시장을 보면서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며 그런 능력을 배우고 싶다. 그러나 일본이 오랫동안 연구해 내놓은 최고 품질의 제품들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도 좋지만 오로지 품질로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고 싶다는 얘기다.
니오 사장은 '변화무쌍'한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부터는 유통 채널을 보다 다각화하고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할 계획. 그는 "이젠 젊은 소비층에게도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노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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