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1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를 지낸 고모(현 한나라당 Y의원실 근무) 보좌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당대회 돈봉투 수사를 본격화하자 박 의장 측은 긴장감 속에 파문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박 의장 측은 특히 고 보좌관이 300만원 돈 봉투를 전달한 '뿔테 안경의 젊은 남성'으로 지목된 데 대해 "고씨는 돈 봉투를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고 보좌관이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실에 돈 봉투를 건넸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한 가지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고 보좌관이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제3의 돈 봉투 전달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박 의장이 돈 봉투를 준 적도 돌려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고 보좌관이 '뿔테 안경'이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고 보좌관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니 담담히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한나라당 일부에서도 박 의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나서는 데 대해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 의장 측은 "사퇴 요구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의장실은 아제르바이잔 등을 순방 중인 박 의장이 조기 귀국해 거취를 밝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국 국가 원수 및 상ㆍ하원 의장 등과의 면담 약속을 갑자기 취소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인 만큼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 보고도 못 들었다. 나는 걔(고 보좌관)가 뭐 했는지 모르고 전혀 아무 것도 모른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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