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반성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어제 누군가를 욕했다. 그 누군가가 예뻐서 흠집을 냈고, 또 그 누군가는 못생겨서 흠집을 더 벌렸다. 예외 없이 나는 오늘도 누군가를 깠다. 그 누군가가 일을 잘했을 뿐인데 욕심 많다 손가락질 했고, 또 그 누군가는 단지 실수했을 뿐인데 실력 없다 몰아세웠다.
나도 안다. 그래, 나 못됐다. 그런데 이쯤에서 하나만 묻고 싶다. 술 한 잔 곁들여가며 우리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며 섰을 때, 그럼에도 너는 나처럼 그런 적 없었는가 이 말이다. 얼마 전 한 자리에서 나에 관한 소문이랍시고 몇 마디를 들었다.
조심히 말을 전하는 사람이나 다급히 말을 삼키는 나나, 말이 안 되는 말을 놓고 말을 나누려니 분노가 어느 순간 슬픔으로 탁해지는 것이었다. 내가 뿌렸으니 내가 거두는 것 또한 당연할진대, 문득 "칭찬합시다!" 라는 외침이 생각났다. 양심을 걸고 선을 지키는 사람에게 냉장고를 선물하던, 따뜻하나 어딘가 좀 민망하기도 했던 프로그램.
그래도 어쨌거나 혼쭐낼 거리보다 칭찬거리를 찾는 게 아름다운 일임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칭찬할 시간도 많지 않은데 지난 4개월 동안 고소, 고발만 8차례를 기록했다는 한 사람이 있다지. 세상에, 갖고 놀 게 없어 법 가지고 노나? 쌍코피 흘려가며 힘들게 한 법 공부라서 그런지 그는 법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모양이다. 뭐, 아님 말고.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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