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국민소득이 한국의 3배는 되고 인구는 4분의 1 정도에 실질적 세금은 60% 입니다. 이런 곳과 한국 상황을 비교한다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기사에는 이런 현실적인 차이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네요."(4일자 7면에 보도된 신년특집 '2012 한국사회에 묻다' 시리즈 4회 '양육 위해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나'편 기사 중 육아 선진국 사례 내용에 대한 트위터 아이디 @vato0116님의 의견입니다.)
국민소득이 높은 스웨덴을 한국과 비교할 수 없다는 @vato0116님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우리 국민들 중에는 '일단 유럽처럼 잘 살고 난 다음에 복지를 생각하자'는 입장을 갖고 계신 분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계 복지국가의 발전 역사를 볼 때 그것은 그리 타당한 인식이 아니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유럽 복지 국가들은 경제 성장과 복지 확대를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소득이 높아질 때까지 참고 기다린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 국가들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시점에, GDP 대비 평균 20.72%를 복지 부문에 쏟아 부었습니다. 한국은 고작 5.33%에 불과했습니다. 2만 달러 시점에도 OECD는 43.6%, 한국은 26.3%로 차이가 컸습니다.
스웨덴의 경우만 하더라도 20세기 초반 극도의 빈곤과 국가 위기 속에 노동자 계층이 정계에 뛰어들면서 사회민주주의라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국가 설계가 시작됐습니다. 즉 잘 살게 돼서 복지국가가 된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한계에 부딪힌 위기 상황에서 복지국가가 탄생한 것입니다.
스웨덴은 인구가 적어서 한국과 비교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만, 그렇다면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한국보다 인구가 많으면서 복지국가를 구현하고 있는 나라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단 스웨덴이 한국보다 세율이 훨씬 높다는 것은 맞습니다. 한국도 세금을 늘려 복지국가를 설계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시작됐는데, 증세는 방향이 정해지면 당연히 병행될 문제일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우리 상황은 복지를 확대하지 않고는 이제 경제도 성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는 지적이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빈부격차 확대와 중산층 몰락이 내수를 위축시켜 경제를 좀먹는 상황이 됐다는 뜻입니다. 브라질을 일으킨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라고 했다죠. 그가 집권한 시기 4,000만 명에 이르는 브라질 빈민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서서 경제성장의 주역이 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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