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30년간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전현수(56)씨는 2년 전 귀농을 결심했다. 두 자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자, 그간 꿈꿔 온 전원생활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는 지난해 경기 연천에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아내(52)와 함께 귀농했다. 요즘 인기 있는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한 전씨는 “아직 정착 초기 단계라 힘든 점이 많지만, 물가가 싸고 생활환경이 좋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한 귀농 인구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도별 귀농인구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귀농 가구 수는 약 6,500가구로 추산됐다. 2010년(4,067가구)에 비해 60%나 급증한 것이다. 기업이나 공직 등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귀농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귀농교육을 담당하는 농업인재교육원의 김성아 팀장은 “50~60대는 은퇴 후 건강한 삶을 위해, 40대는 직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열악한 근무여건에 지쳐 귀농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귀농인구의 직업(2010년 기준)은 자영업자(33.1%)가 가장 많았고, 이어 사무직(19.0%), 생산직(10.8%) 등의 순이었다. 귀농 지역은 경북(27.3%), 전남(18.9%), 전북(15.0%), 경남(13.2%) 등 땅값이 싸고 농업이 발달한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이 정착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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