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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불황 속 호황' 몸집 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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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불황 속 호황' 몸집 불리기

입력
2012.01.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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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국가부채 때문에 추락을 거듭하는 이탈리아 경제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구가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범죄산업. 마피아가 이탈리아 지하 경제를 장악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마피아는 국가적 불황을 틈타 막강한 현금 동원 능력을 무기로 그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급기야 전문가들은 "마피아가 이탈리아 최대 은행이 됐다"며 범죄산업이 국가경제 중추를 장악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10일 독일 dpa통신이 이탈리아 중소기업협회 최근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마피아가 각종 사업활동을 통해 거두는 총매출은 연간 1,400억유로(20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컨설팅 업체 SOS임프레사는 마피아가 이탈리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경영난에 직면한 은행이나 기업이 투자를 줄이는 사이 마피아가 각종 사업체를 인수하며 주요 산업을 야금야금 잠식해 가고 있다는 것. 마르코 벤투리 중소기업협회장은 "경제위기를 맞은 이탈리아에서 '마피아주식회사'는 유일하게 투자를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도박 산업은 이미 범죄 조직의 독무대가 된 지 오래며 최근에는 폐기물 처리, 빌딩 운영, 스포츠, 건강서비스 등의 합법적 분야에까지 마피아의 촉수가 뻗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부 이탈리아 지역을 근거지로 삼아 온 마피아는 최근 북부 공업지역으로까지 그 활동 무대를 넓혀 가는 중이다.

마피아가 경제 활동을 잠식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과일과 채소 가격이 세 배 가량 폭등했는데 이탈리아농민연맹은 마피아가 트럭 운수업을 장악하면서 유통 비용을 급격히 올린 것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마피아가 이처럼 덩치를 불리며 활개를 치는 것과 반대로 이탈리아 정부의 대외 신인도는 악화일로의 상황이다. 이탈리아 국채(10년 만기)의 수익률은 지난해에 이어 새해 초부터 또다시 마지노선인 7%를 넘어섰다. 10일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일부 유럽국가의 신용등급을 조만간 한두 단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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