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당내 선거에 정당 사상 최초로 도입한 '모바일 투표'가 시작부터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휴대폰을 통한 인증과정에 오류 화면이 뜨는가 하면 선택한 후보가 겹쳐져 보여지는 등 프로그램 상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민주통합당이 서둘러 복구에 나섰으나 인증 오류 등의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향후 투표 결과를 놓고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9일 모바일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당 선거관리위원회에는 투표 오류에 대한 시민 선거인단의 신고가 잇따랐다. 본인 인증을 위해 주민등록 뒷 번호 7자리를 입력했지만 계속 '오류' 화면이 뜨면서 투표 자체가 거부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세 번 연달아 오류 판정을 받아 '기권 처리됐다'는 문자메시지도 속출했다.
또 1인 2표제에 따라 휴대폰에서 2명의 후보를 선택했지만 후보 1명만 선택되기도 했고, 후보 9명 중 아래 번호에 배치된 후보는 전체 화면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기술적 오류 신고가 9일 하루에만 495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문용식 인터넷 소통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술적 오류로 선거인단께 불편을 끼쳤다"며 "관련 프로그램 등을 변경하는 긴급조치를 취했으며, 오류로 인해 투표하지 못한 선거인단들에게는 모두 재투표 기회를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도 주민등록번호 인증 오류 신고가 40건에 달하는 등 혼란이 이어져 당 관계자가 이날 밤 긴급 조치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다른 오류는 이날 오전 대부분 정상 조치됐지만 주민번호 인증 부분에서 일부 오류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이날 밤 이 부분에 대한 조치도 끝냈기 때문에 앞으로는 모바일 투표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단 곡절 끝에 모바일 투표가 정상화했지만 앞으로 또 다른 문제점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당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또 다른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 투표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일부 후보 측에서 이를 문제 삼고 나설 수 있다"며 "이 경우 모바일 투표 전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4일까지 실시되는 모바일 투표는 콜센터에서 휴대폰으로 선거인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휴대폰에 9명의 후보 기호와 이름이 뜨고 이 가운데 2명을 터치해 기표하는 방식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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