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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이자 잔치 끝…그래도 연금이다, 노후 전략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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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이자 잔치 끝…그래도 연금이다, 노후 전략 다시 짜라

입력
2012.01.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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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만큼 노후(老後) 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년이 늘어나기는커녕, 갈수록 치열해지는 생존경쟁과 실업난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직장 퇴출연령은 빨라지는 추세다. 운이 좋아 60세를 넘겨 은퇴한다 해도 근로소득 없이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간 출시된 대표적인 노후 대비 금융상품은 일정 기간 은퇴자에게 월급처럼 매달 현금을 지급하도록 설계된 연금이다. 그런데 요즘 연금 가입자들의 속이 편치 않다.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마저 까먹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너지기 시작한 노후 보루를 다시 튼튼하게 복원할 방법이 없는지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퇴직금 이자로 살던 시대 지나

"은행에 퇴직금을 넣어놓고 이자로 노후 생활을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지난해 연금 수익률이 급락한 데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탓이 컸다. 그러나 위기가 진정되더라도 수익률이 나아지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골드클럽PB(프라이빗뱅킹)센터장은 "부동산ㆍ주식ㆍ채권 등 모든 자산의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선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인 투자 수익률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고,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특히 채권형 연금의 낮은 수익률은 저금리에 따른 구조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수익률 낮아도 연금은 필수

그래도 노후 대비의 기본은 역시 연금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장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연금 자체를 부정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저수익이 비단 연금만의 문제가 아닌 데다, 현재로선 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노후 대비 금융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금의 경직성이다. 노후자금은 미래를 대비해 장기간에 걸쳐 준비하는 돈인 만큼 중간에 적립을 포기하거나 빼내 쓰기 쉬워선 안 되는데, 이런 면에서 중도에 해지 또는 환매하면 손해를 보는 연금이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손성동 실장은 "예금이나 펀드의 경우 해지가 용이하지만 연금은 가입자가 자녀의 경제적 어려움 등에 직면해도 반강제적으로 묻어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월 33만원 연금저축, 수익률 20% 절세

연금 중에선 연금저축의 혜택이 두드러진다. 전문가 6명 중 5명은 월 100만원을 노후자금마련을 위해 투자한다면 30만원 가량은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되는 세제적격 연금저축에 넣으라고 권한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월 33만원씩 연금저축에 넣으면 수익률 15~20%와 맞먹는 절세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 소득이 적어 과세표준 1,2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경우엔 연금소득세가 면제되는 일반 연금보험을 선택하는 게 좋다.

저금리 시대에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한다면 일정 부분 투자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PWM(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팀장은 "인플레와 장수 위험을 감당하려면 (주식)투자형 상품 비중을 늘리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단언한다. 김진영 소장도 "원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연 4% 정도에 불과하지만, 20% 손실 위험만 감내해도 수익률은 8~9%로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다만,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우재룡 소장은 "젊을 땐 주식 및 채권 투자를 절반씩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50대 이후엔 채권형 금융상품의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해 쌓아둔 자산을 지키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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