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입니다. 가장 역할을 할 정도로 어려운 선수들도 있었는데…. 제가 스카우트해 온 선수들과 계속 운동할 수가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쁩니다."
벼랑 끝 절망에서 희망을 찾았다. 김운학 전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은 "정말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해체를 눈앞에 뒀던 용인시청 핸드볼팀이 SK 유니폼을 입고 극적으로 다시 코트에 서게 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0일 "SK가 작년 말 해체된 용인시청 소속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영입해 여자 핸드볼 팀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핸드볼팀을 출범시키는 SK루브리컨츠는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리된 윤활유 전문 업체다. SK루브리컨츠는 "핸드볼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실내 스포츠다. 이번 팀 창단이 회사의 가장 큰 해외시장인 유럽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시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2011년 6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던 용인시청은 그 해 코리아리그에서 파란을 일으켜 수명이 지난해 말로 6개월 연장됐다.
하지만 용인시청 핸드볼팀은 새로운 후원기업을 찾지 못해 그대로 불씨가 꺼질 위기에 처했지만 SK가 팀을 사실상 인수하기로 하면서 2월 막을 올리는 코리아리그에 다시 출전할 길이 열렸다.
SK루브리컨츠가 핸드볼팀을 창단키로 한 데는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뜻이 결정적으로 반영됐다. 최 회장은 작년 말 용인시청이 해체된다는 소식을 듣고서 "핸드볼에 청춘을 바친 선수들이 어떤 경우에도 코트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협회에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SK루브리컨츠의 인수가 유력해진 9일부터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다시 훈련을 시작한 김운학 감독은 "최태원 회장님께서 어려운 여건에도 핸드볼 팀을 안아 주신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SK 이미지에 걸맞는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말까지 팀을 살리기 위해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가 하면 후원 또는 인수자를 찾고자 백방으로 뛰어다닌 김 감독은 "새로 마련한 하남시 숙소로 11일 옮긴다"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주장 김정심은 "선수들 모두 기뻐하고 있다.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져 열심히 하겠다"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권근혜도 "어떻게 보면 핸드볼이 프로로 가는 첫 걸음을 SK가 뗀 것 같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손을 다쳤지만 재활을 열심히 해서 2월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맸다.
SK루브리컨츠 핸드볼팀은 다음달 14일 막을 올리는 코리아리그에 출전한다. 현재 SK루브리컨츠가 영입하기로 한 용인시청 선수는 9명이다. SK루브리컨츠는 포지션별로 추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한 공개 선발 행사를 19일 개최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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