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퇴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계속돼온 반정부 시위와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다마스쿠스대학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국민이 나를 지지해주는 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공식연설을 한 것은 반정부 시위 시작 이후 네 번째다.
10개월간의 유혈사태와 관련, 그는 "아랍과 서방국가들의 음모가 시리아의 불안을 키웠다"며 "이들 국가가 시리아를 분열시키기 위해 갖은 음모를 펼쳤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서방 음모론을 제기했다.
반정부 시위대를 의식한 유화책도 쏟아냈다. 3월에는 정부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5, 6월에는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른 시간 안에 유혈사태의 적절한 해결책을 찾겠다"면서 "TV와 신문 등 언론의 자유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부정부패 등을 막을 정치개혁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과의 대화도 약속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7월 몇몇 야당 관계자들과 대화를 시작했다"며 "야당도 정부에 반대만 하지 말고 협력할 것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군에 대한 신뢰를 표명해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정부군을 향한 테러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지난해 대국민 연설에서도 정치개혁, 언론자유 등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던 만큼 향후 정부정책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아랍연맹은 지난달 시리아에 정부 감시단 165명을 파견해 시리아 정부에 유혈 진압 중단과 병력 철수, 수감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19일까지 사찰 활동을 한다. 시리아 정부군의 반정부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현재까지 6,000여명이 사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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