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사임하고 후임에 제이콥 류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임명됐다. 시카고 시장 출마를 위해 물러난 람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에 이어 지난해 1월 비서실장에 발탁된 지 꼭 1년만의 퇴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지난 주 사의를 밝힌 데일리 비서실장의 뜻을 존중했다"고 교체를 공식 발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데일리 비서실장은 JP 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백악관에 입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정책을 둘러싸고 월가 등 재계와 갈등을 빚던 중에 데일리를 영입, 그는 재계와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백악관 내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과 손발이 맞지 않고, 민주당 의회 지도부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데일리 비서실장과의 소통 부재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백악관이 비서실의 주요 업무를 피터 라우스 선임 고문에게 넘기고 데일리 비서실장은 대외 활동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경질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신임 류 비서실장은 하버드대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맡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국무부 관리ㆍ자원 담당 부장관을 지낸 예산 행정통이다. 류 비서실장은 다음달 초까지 의회에 제출해야 하는 내년도 예산안 임무를 마무리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월가 출신 인물 대신 경제 관료를 앉힌 것은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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