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으로 9일 비밀접촉을 가졌다고 교도(共同)통신이 9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이 일본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전 납치문제담당장관이 이날 중국 동북지방에서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을 만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일본 내각부 직원이 동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접촉에서 나카이 전 장관은 2002년 일본으로 송환된 5명을 제외한 17명의 일본인 납치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북한에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북한이 일본과의 회담에 응한 것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납치문제 진전을 통해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일본 정부가 평가하고 있다면서 향후 납치 피해자 구출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한층 본격적인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납치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일정에 난항도 예상된다. 실제 이번 접촉은 10일까지 이틀간 계속될 예정이지만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단축 또는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북한은 2008년 8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공식 실무자 협의를 갖고 납치 피해자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2009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회담은 흐지부지해졌으나 최근 나카이 전 장관이 북한에 재조사 시작을 요청해 북한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납치 피해자 문제 재조사를 시작할 경우 일본 정부는 대북 경제제재 가운데 인적 교류의 원칙적 보류 등을 해제해야 하기 때문에 노다 정권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지난해 7월에도 나카이 전 장관과 송 대사가 중국 창춘에서 만났다고 보도했지만 당시 나카이 전 장관은 이를 부인했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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