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신청 창구 문이 열리자마자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접수 첫날인 이날 전국 창구에서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한 인원은 1,700여명. 서류 미비로 발길을 돌린 대학생들까지 합치면 적어도 2,5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LH는 추산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신청자들이 원하는 임대주택 1만가구를 LH가 전세로 빌린 뒤 시세의 20~30% 수준인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세 7만~17만원만 받고 대학생들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전세임대주택의 인기는 주거 부담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전에 LH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문의한 이들만 10만명에 달했을 정도. 이날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한 대학생 김여진(21ㆍ여)씨는 “대학 주변 원룸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 수준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 신청했다”고 했고, 제대 후 복학을 앞둔 황진성(22)씨는 “등록금을 내고 나면 월 50만원이 넘는 월세 금액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현장을 찾은 이지송 LH 사장은 “이렇게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몰려온 것을 보니 대학생 주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겠다”며 “학생들이 방값 걱정을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게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LH는 13일까지 전국 창구를 통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신청을 받으며, 이후 추첨을 통해 당첨자 1만명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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