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인공격기(드론)의 공습과 파키스탄 정부군의 공세에 밀려 주춤했던 파키스탄 탈레반(TTP)과 알카에다 등 무장세력이 다시 준동하고 있다. 천적이던 무인공격기의 활동이 거의 두 달간 중단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미 무인공격기의 활동이 잠잠한 틈을 타 파키스탄 내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활동이 과감해지고 있다”며 “탈레반 내부의 파벌싸움이 줄고 움직임도 자유로워졌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지난해 말 납치한 파키스탄 국경수비대(FC) 대원 15명을 최근 사살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오폭으로 파키스탄 병사 26명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틀어진 상황을 무장세력들이 적극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정부는 NATO군의 오폭 사건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해 있는 NATO군 물자 보급로를 폐쇄하고, 미국이 아프간 국경지역의 알카에다를 감시하는 근거지로 활용해 온 샴시 공군기지에서 미군을 철수시켰다.
전문가들은 미 중앙정보부(CIA)가 양국 관계의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무인기 공격을 중단한 게 이런 상황을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 롱워(The Long War) 저널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 미국의 무인기 공격은 2010년 117차례에서 지난해에는 64차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기지의 무인기로 감시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무장세력에게 예전만큼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알카에다 연계 테러단체인 하카니 조직원은 NYT에 “무인기의 정찰 활동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며 “전사들이 안심하고 돌아다닌다”고 주장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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