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여교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교사의 증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갈수록 흉포화ㆍ저연령화하는 학교폭력을 막는 데 여교사보다는 남교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파악한 '2002~2011년 초중고ㆍ시도별 여교사 비율' 자료에 따르면 여교사 비율은 해마다 꾸준히 상승했다. 2002년 초등학교 68.2%, 중학교 59.7%, 고등학교 35.2%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각각 75.8%, 66.8%, 46.2%로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85%에 달했고, 대전(84.4%) 부산(80.4%), 대구(81.0%) 등도 80%를 웃돌았다.
교육현장에서는 젊은 여교사들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과 대면하기 힘들 정도로 생활지도가 버겁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일반계고 여교장 A씨는 "덩치가 산만한 남학생들이 여교사의 말을 대놓고 무시하다 보니 생활지도는 무조건 남교사 몫으로 돌리는 게 현실"이라며 "요즘엔 초등학생 고학년이나 중학생들도 아이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폭력성이 심해 여교사들이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교단의 지나친 여성화 경향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역할을 인식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남교사의 역할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남교사 증원만으로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기 파주시 해솔중 임정순 교사는 "남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다그치고 윽박지르는 것은 구시대적 선도 방식"이라며 "남녀 성별과 상관없이 교원 전체를 대상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상담 능력을 길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상담교육 요구에 발맞춰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과 적극적인 대처를 돕기 위한 '교원 감정코치 연수'를 운영하기로 했다. 남미숙 시교육청 책임교육과 장학관은 "학교폭력 문제에 둔감한 교사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상담은 출발한다"며 "아이들 입장에서 마음에 귀 기울이기, 친밀도 높이기 등의 교육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