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의 개혁을 요구해온 한국권투위원회(KBC)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홍수환(62) 위원장을 KBC의 새로운 수장으로 뽑았다.
KBC 비대위는 7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 회의실에서 전국 복싱 관장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고 홍 위원장을 제22대 KBC 회장으로 추대했다. 현역 프로복서 출신이 KBC 회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0년대 한국 프로복싱의 간판 스타로 군림한 홍 신임 회장은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과 슈퍼밴텀급 세계 챔피언을 역임했고 41승(14K) 3무 5패의 전적을 남기고 1980년 은퇴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던 홍 회장은 2008년 전직 프로복서들의 모임인 권투인협회를 발족시키고 회장을 맡은 이후 KBC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홍 회장을 중심으로 한 권투인들은 "KBC의 예산 집행과 행정 등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개혁을 촉구해왔고 특히 2008년 김철기 회장과 2009년 김주환 회장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후 한국 프로복싱이 행정 공백으로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홍 회장은 "프로복싱의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임기 중 세계 챔피언을 3명 배출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한편 홍 회장을 보좌할 사무총장에는 전 WBA 주니어 플라이급 챔피언 유명우씨(47)가 선임됐다. 그러나 기존 KBC 집행부는 지난 3일 홍 회장과 유 총장이 사무실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소한 상태여서 향후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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