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의 외국인 선수 디숀 심스(203cm)는 지난달 31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민망한 경험을 했다. 심스는 71-78로 뒤진 팀이 한창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던 경기 종료 2분여를 앞두고 스틸에 성공한 전태풍의 패스를 이어 받아 단독 찬스를 맞았다. 완벽한 덩크슛 찬스. 심스는 림을 향해 몸을 띄웠지만 볼을 놓치는 망신을 당했다. 황당한 실수로 상승세가 꺾인 KCC는 결국 78-87로 졌고 공교롭게도 이후 2경기를 연속으로 내주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경기 종료 2분 25초를 남기고 심스는 당시 오리온스전과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79-81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임재현, 추승균을 거친 패스가 심스에 연결됐다. 시즌 최다인 8,913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차게 비상한 심스, 이번에는 실수가 없었다. 투 핸드 덩크를 내리 꽂으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고 기가 오른 듯 이어진 공격에서 역전 3점포까지 작렬했다.
심스의 활약에 힘입은 KCC는 96-91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 사슬에서 벗어났다. 40분간 쉼 없이 코트에 나선 심스는 3점슛 5개를 포함,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점에 리바운드를 17개나 걷어내며 내ㆍ외곽에서 모두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전태풍은 26점에 어시스트 9개를 수확하며 팀 공격을 지휘했고 베테랑 추승균은 12점 4어시스트에 그쳤지만 84-81로 앞선 종료 1분 12초 전 쐐기 3점포를 성공시키며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확인시켰다.
알렉산더 존슨, 김민수, 김효범 등 핵심 전력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SK는 전반을 39-52로 크게 뒤졌지만 후반 들어 변기훈(24점), 김선형(22점), 한정원(21점)의 외곽포로 대역전극을 펼치나 싶었지만 막판 집중력이 모자랐다.
KCC는 이날 승리로 22승 14패를 기록했고 SK는 14승 22패로 창원 LG와 공동 7위에 머물렀다. 안양 KGC 인삼공사는 LG를 84-76으로 꺾고 26승 10패로 선두 원주 동부(29승 7패)와 승차를 3경기로 줄였다. 오세근이 8점으로 부진했지만 외국인 선수 로드니 화이트가 33점을 쏟아 부었고 양희종이 13점을 보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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