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와 마힌드라의 파트너십은 '1+1=2'가 아니라 '1+1=11'의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지난해 3월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57)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자라는 옛 명성을 반드시 되찾도록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새해 들어 마힌드라와 쌍용차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우선 쌍용차 렉스톤이 올 6월 인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 내년에는 코란도C도 선 보일 예정. 두 회사는 2013년까지 기존 차량을 업그레이드 한 5개의 신모델을 선보이고 2016년까지는 3개의 플랫폼(차체)을 공동 개발해 여기서 4개의 신차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한국과 인도에서 부품을 공동 구매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남아공, 러시아 등 전 세계 판매망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는 이를 통해 올해 9% 성장,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를 하고 있다.
삼촌인 커슈브 마힌드라 그룹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그는 창업주인 J.C. 마힌드라의 손자이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다가 경영에 참여해 달라는 삼촌의 요청으로 1981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를 마친 후 마힌드라 그룹에 참여했다. 2003년 부회장에 오른 이후에는 이탈리아 자동차 기어 및 디자인 회사, 호주 항공우주 회사 등 여러 회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 마힌드라 그룹을 IT, 금융, 우주항공 등 10여 개 분야에서 매출 144억 달러(16조7,000억 원)를 올리는 글로벌 회사로 키워냈다.
한국 동양물산이 만든 농기계는 마힌드라 마크를 달고 미국에서 팔리고 있고, 마힌드라가 자체 개발해 지난해 인도에서 선보인 'XUV 500'에는 여러 한국 회사의 부품을 쓰는 등 쌍용차 인수 이전부터 한국 기업들과 비즈니스를 진행해 왔다.
그는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등 새로운 서비스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며 "제조업인 아닌 서비스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기회인데 한국 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쟁회사 타타그룹이 영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것처럼 차종을 넓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모두들 여러 차종을 가져야 성공한다고 하지만 나는 역발상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수익을 많이 낸 자동차 회사들은 몇 개 차종에 집중했던 공통점이 있는 반면 2008년 이후 위기를 겪은 회사들은 몸집 키우는 데만 신경을 썼다"며 "SUV등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세그먼트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전기차 회사 '레바'를 인수한 그는 "어떤 전기차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전기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가 넘쳐나는 대도시에서 도로에 세워진 전기차를 돈 내고 빌려 타고 다시 세워둘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식이다.
뉴델리(인도)=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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