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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병선 박사 어린이용 전기 펴낸 공지희씨/ "이 책 읽을 어린이들에게 '최선 다하라' 전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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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병선 박사 어린이용 전기 펴낸 공지희씨/ "이 책 읽을 어린이들에게 '최선 다하라' 전하셨죠"

입력
2012.01.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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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학자 고 박병선 박사의 어린이ㆍ청소년용 전기 이 최근 출간됐다. 동화작가 공지희씨가 썼다. 공씨는 6일 고인을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로 표현한 이유를 묻자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가 박사님 덕분에 새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타계한 박 박사를 직접 인터뷰해 쓴 전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그동안 출판사들의 전기 출간 제의를 모두 거절해 온 고인이었지만, "박사님이 일생 동안 중요하게 여기신 것들을 고국의 어린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설득에 지난해 1월 결국 승낙했다. 공씨는 지난해 9월 말 프랑스 파리 시내의 병원에 입원해 있던 박 박사를 인터뷰했다.

공씨는 "곁에서 지켜 본 박 박사는 합리적인 완벽주의자였다"고 했다. 특히 학문과 관련해서는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도 엄격했다. 박 박사는 "내가 직지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언론이 쓰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미 1900년대에 서지학자 모리스 꾸랑이 '직지'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니 '직지를 찾았다'나 '직지를 고증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하셨어요." 공씨의 설명이다.

한 달 간의 일정은 촉박했고 듣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다. 병원에 외부인출입이 가능한 낮 12시부터 문을 닫는 저녁 8시 30분까지 공씨는 매일 박 박사 옆 자리를 지켰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기본정보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관련 자료마다 출생지와 나이, 출신 학교가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박 박사가 평소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 탓이었다. 지난해에야 박 박사의 나이가 83세가 아닌 88세로 수정된 게 단적인 예다.

사적인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박 박사의 어린 시절을 끌어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어린 학생들이 보는 책인데 몇 개만 이야기 해주시라"고 졸라야 '책벌레에 공상하기를 즐겼던 유년시절'을 겨우 들을 수 있었다.

공씨는 인터뷰 내내 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용기'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박 박사는 거동이 불편했지만 의 2편 저술에 열정을 쏟았고, 파리에 독립기념관을 세우기를 염원했다. 그가 1955년 학문을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군용비행기를 타고 혈혈단신 파리로 유학을 떠난 건 유명한 일화다.

공씨는 최근 고인이 잠들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완성된 책을 두고 왔다고 했다. "고국의 어린이들에게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라', '최선을 다해라'는 말씀을 꼭 하고 싶다고 했어요. 당신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라셨던 것 같아요."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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