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에서 꺼낸 수학/안소정 지음/휴머니스트 발행ㆍ328쪽ㆍ1만6,000원
수학암살/클라우디 알시나 지음ㆍ김영주 옮김/사계절 발행ㆍ212쪽ㆍ9,800원
"소금물 농도, 기차 속도 구해서 뭐하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만화 '수학문제 풀 때 공감'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수학 시험에 지친 학생들의 불만을 12컷으로 표현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공감 100%'라며 줄줄이 댓글을 달았다. 딱딱하고 재미없고 어려운데다 살면서 써먹을 것 같지도 않은 수학은 학생들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과목이다. 이번 주 출간된 <수학암살> 과 <배낭에서 꺼낸 수학> 은 이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수학을 실생활에 접목시킨 책들이다. 배낭에서> 수학암살>
<수학암살> 은 저 앞의 네티즌들을 비웃듯 수학적 논리나 사고가 없어 '손발이 고생하는' 사례를 모은 책이다. 예컨대 과거 일본과 한국은 집을 지은 순서대로 집주소 번호를 매겼다. 이런 방식 때문에 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일본의 도시에서 집을 찾는 것은 '이집트 상형문자를 판독하는 것보다 더 어렵게 되었다.'저자는 한국이 이런 오류를 2011년에 정정해 도로명 주소를 새로 도입했다고 소개한다. 수학암살>
여론조사에서 잘못된 표본을 선택하거나 오차범위를 무시하는 언론, 인구통계자료를 통해 인구수를 '계산'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인구조사 방법, 극소량의 알코올이 들어가 있지만 0.0%라고 속이는 맥주회사들의 무알코올 맥주 마케팅 등 각종 수학적 눈속임을 통해 대중을 현혹하는 사례들도 소개한다. 저자는 이런 예시들을 통해 수학적 사고가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짧게는 300자, 길게는 2,3쪽 분량의 에세이를 묶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배낭에서 꺼낸 수학> 은 저자가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를 여행하며 국가별 여행정보와 문화유산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소개한 책이다. 인류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는 수학이 탄생한 곳이다. 저자는 피라미드 통해 정사각뿔, 황금비의 원리를 소개하고 고대 신전의 벽, 기둥, 오벨리스크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통해 당시 이집트에서 사용했던 수의 단위, 숫자의 모양을 설명한다. 배낭에서>
수학이 본격적으로 발전, 정립된 곳은 그리스다. 저자는 기하학의 원리, 피타고라스의 정리, 플라톤이 고안한 정다면체의 원리를 소개하며 이 수학적 원리들이 당시 철학자들의 사상과 맞물리는 지점을 설명한다.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그림에 사용된 원근법이 3차원 입체 이미지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이론이 됐음을, 인도 여행에서는 십진법과 대수학의 원리를 소개한다. 수학 이론이 각 문명권의 스토리텔링과 맞물리며 흥미를 유발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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