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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생명을 지켜주는 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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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생명을 지켜주는 전화선

입력
2012.01.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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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뿐인 인생인데/사랑의전화복지재단 지음/큰태양 발행ㆍ304쪽ㆍ1만2800원

코미디언 심철호씨의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복지재단이 있다. 부부 문제에서 학교생활, 인생상담까지 24시간 전화로 걸려오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을 돕는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이다. 처음 '사랑의전화'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복지재단이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재단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사례는 해마다 4,500건 안팎(기록된 상담 기준)에 이른다.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는 이 가운데 30건을 골라 상황을 재구성해 묶은 책이다.

크게 3가지로 나눈 주제 중 '사랑하기에는 지금도 늦지 않아'는 부모와 자식 사이, 특히 교육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갈등과 고민, 그 과정에서 아이가 죽음 직전으로까지 내몰리는 상황을 담았다. 선자씨는 주변에서 교육전문가 주부로 통한다. 가진 돈도 많지 않고, 남편 월급 불리는 재주도 없고, 살림솜씨도 그저 그렇지만 아들 준우가 중학교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침 김에 선자씨는 '하버드'를 꿈꾸고 준우가 고교에 진학할 무렵 무리해서 강남으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강남 학교서 받아온 성적표는 전교 1등이 아니었다. 선자씨도 준우도 무척 낙담하며 하루하루를 지내던 어느 날 선자씨는 아들 책상 위 일기를 펴보고 깜짝 놀라 사랑의전화(1566-2525)를 찾게 된다. 일기장에는 '나는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너무 힘들고 허무해서 하루라도 빨리 죽고 싶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아들"이라는 상담원의 조언을 듣고 고민 끝에 다시 이전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선자씨. 그 이야기를 학원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들어서는 준우에게 전하자 아들은 눈물을 후두둑 떨구고 만다. 다음 날 선자씨는 아들 방을 청소하다가 방에 딸린 베란다의 장독 위 뽀얀 먼지 가운데 아들 발자국이 나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다.

취업이 안 돼 인생의 낙오자라는 절망에 빠진 나영이에게 희망을 찾게 해준 상담('비참한 삶의 원인'), 30대 중반까지 어머니에게 구박만 받고 지내다가 자립을 결정한 선미씨 이야기('파프리카의 반전') 등 상담 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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