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편파ㆍ왜곡 보도로 신뢰가 떨어진 MBC 뉴스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도 불사한 싸움에 나섰다. 5일 밤 기자총회를 열고 뉴스 개선 방안을 논의한 MBC 기자회는 6일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MBC 기자들은 성명에서 지난해 4ㆍ27, 10ㆍ26 재보궐 선거 불공정 보도를 비롯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축소, 미국 BBK 판결문 특종 홀대, 김문수 경기지사 119전화 논란 누락 등을 열거하며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 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 역사의 시계를 19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방송,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을 명시한 공영방송 MBC 방송강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과 시청자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기자들 지적대로 MBC 뉴스는 편파ㆍ왜곡 보도 비판이 잇따르며 시청률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2010년 12월부터 1년간 MBC 메인 뉴스의 평균 시청률은 7.8%로, KBS(18.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SBS(9.5%)에도 크게 뒤졌다.
기자들은 "이미 신뢰를 잃은 보도책임자들이 자리를 유지하는 한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해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전 본부장과 문 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돌입했다. 기자들은 성명에서 "사장은 후임 인사에서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면서 "이런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제작 거부의 시기나 방법, 참여 범위는 김재철 사장의 대응을 지켜본 뒤 추후 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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