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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당대회와 돈/ 2010년 전대 땐 "모 후보가 40억 썼다"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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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당대회와 돈/ 2010년 전대 땐 "모 후보가 40억 썼다" 소문

입력
2012.01.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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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기 위해 현금이 오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전당대회가 '전(錢)당대회'로 불릴 정도였다.

18대 국회 들어 세 차례의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내엔 심지어'3당 2락'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30억원 이상 쓰면 대표에 당선되고 20억원을 쓰면 (대표에서)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 말의 진위 여부가 입증된 적은 없지만 전대에 출마한 후보들이 그 만큼 돈을 많이 썼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가장 치열했던 2010년 7ㆍ14 대표 경선 때는 '모 후보가 40억원을 썼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5일 "전당대회 때마다 1위를 노리는 후보들이 당협위원장들을 성향과 계파에 따라 분류한 뒤 '단가'를 정해 1인당 200만~500만원씩 돌렸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역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가는 차비와 식대 등의 명목으로 나눠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한 명이 245개 당협에 300만원씩 나눠주면 7억 3,500만원이, 500만원씩 나눠준다고 가정하면 12억 2,500만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후보들이 조직표를 얻기 위해 지역을 순회하면서 쓰는 돈도 만만치 않다. 모 의원의 보좌관은 "지방에선 대의원들을 만나면 밥값과 술값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따로 돈봉투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돈봉투를 주지 않으면 '빈 손으로 왔느냐'고 항의하거나, 얼마를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돈을 써서라도 당협위원장과 대의원들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만큼 대의원 표의 위력이 크기 때문이다. 2008년 7월과 2010년 7월 전당대회 때 각각 당선된 박희태ㆍ안상수 전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2위 후보에게 뒤졌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앞서 역전승을 거뒀다.

대표가 아니라 최고위원 입성만 노리는 후보, 또는 돈을 쓰지 않겠다고 작정한 후보도 평균 2억~5억원 정도는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 법정 선거비용 상한액(2억~2억5,000만원)을 웃돌 수 있는 액수다.

전대 출마자들은 이런 거액을 어디서 조달할까. 정치권 관계자는 "합법적인 정치 후원금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스폰서에게 받거나 당직 인선이나 총선 공천 등을 약속해서 모금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표나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나면 모금액이 사실상 '빚'이 돼 당직을 마음대로 던질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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