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건강보험재정이 잠정 6,00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해 빨간불이 켜졌던 건보 재정은 적립금이 1조5,600억원에 달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의 지출에 해당하는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율이 전년 대비 7.4%를 기록, 3년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증가로 인해 최근 수 년 동안 건강보험 급여비는 매년 11~17%씩 오르는 추세였다. 그러다 금융위기로 경기불황을 겪었던 2008년 7.9%로 떨어졌다가, 2009년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떨어진 것. 경기가 안 좋으면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을 가지 않는 현상이 올해에도 되풀이된 것이다.
덕분에 건강보험 재정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37조9,774억원이었고, 총지출은 37조3,766억원을 기록했다.
급여비 지출 증가는 둔화한 반면 보험료 수입은 크게 늘었다. 2009, 2010년 각각 6.1%, 8.7% 증가를 기록했던 건보료 수입은 지난해 15%나 급증했다. 2009~2010년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던 시기에 가정의 임금소득이 높아진 것이 지난해 수입에 반영되고, 보험료율도 지난해 5.9% 인상된 것이 컸다. 2009, 2010년에는 보험료율 인상이 0%, 4.9%로 상대적으로 낮았었다.
이와 함께 고혈압치료제 등 보험에 등재된 의약품 목록정비, 대형병원 약제비 본인부담률 조정, 고액재산 보유자의 피부양 자격 박탈 등 보건정책들이 효과를 봤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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