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이 이르면 7일, 늦으면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각 구단 감독들이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전지훈련에 데려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만큼, 선수들은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홈구장 내에 위치한 트레이닝센터에서 집 근처의 헬스장까지. 8개 구단 선수들은 그 동안 무거운 바벨과 싸웠다.
4일 한국일보가 새해를 맞아 8개 구단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설문(복수 응답 가능)을 실시한 결과, 롯데 홍성흔(36)이 최고의 몸짱으로 뽑혔다. 삼성 김현욱 트레이너 코치, 김용일 LG 트레이너 코치, 강성인 SK 트레이너 코치 등 무려 5명이 홍성흔에게 한 표를 던졌다.
홍성흔, 성탄절에도 웨이트 트레이닝 독종
보통 일반인의 경우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이 적은 사람을 몸짱이라 한다. 성인 남성의 경우 체지방은 몸무게의 15~20% 정도. 여성은 20~25% 사이다. 하지만 보디빌더는 체지방이 3%가 되지 않으며 마라토너도 10%가 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많이 뛰는 농구 선수들도 15% 안팎의 체지방을 보이고 있다.
야구 선수의 '몸짱' 기준은 좀 다르다. 6개월 간 쉼 없이 경기를 치르는 야구 선수들은 적당한 체지방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조대현 한화 트레이너 코치는 "근육량이 한 순간에 힘을 폭발하는 데 쓰인다면 체지방은 꾸준히 경기를 치르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욱 삼성 트레이너 코치는 "선수들이 적당한 체지방을 유지하도록 이끌고 있다"고 했고, 김준재 KIA 트레이너는 "몸을 구성하는 체수분, 단백질 등을 제외하면, 근육량과 체지방을 8대2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하는 선수가 홍성흔이다. 크리스마스에도 부산 사직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홍성흔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삼성, SK, KIA, LG, 넥센 트레이너는 "타 구단 선수이기 때문에 정확한 근육량과 체지방 수치를 알 수 없지만 홍성흔이 대표적인 몸짱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1976년생인 홍성흔은 올시즌 132경기에 출전하며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 LG 이대형과 박용택, 넥센 이택근과 강정호가 2표씩을 받았고, 이종욱(두산) 정상호(SK) 박용택 최동수(이상 LG) 김상현(KIA) 등이 각각 한 표씩을 얻었다.
구단 트레이너의 선택 받은 오승환, 박정진
8개 구단 트레이너는 이번 설문에서 소속 구단의 몸짱 선수를 지목하기도 했다. 보통 야수가 투수에 비해 근육량이 많기 때문에, 김상수(삼성) 김주찬(롯데) 신종길(KIA) 임재철(두산) 박용택(LG) 강동우(한화) 등이 구단 트레이너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김현욱 삼성 트레이너 코치와 조대현 한화 트레이너 코치는 투수를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끝판왕' 오승환(30)과 한화 박정진(36)이 그 주인공이다.
김 코치는 "오승환은 전형적인 파워 피처다. 보통 투수들에게 유연성을 강조하지만 오승환은 근육이 필요한 투수"라며 "투수 가운데 오승환의 몸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조 코치는 "박정진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체력 관리에 있다"며 "강동우와 함께 박정진이 한화의 대표적인 몸짱"이라고 말했다. 박정진은 지난 시즌 64경기에 출전해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86이닝을 소화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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