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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될 CD금리 대체할 지표 금융당국·시중은행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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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될 CD금리 대체할 지표 금융당국·시중은행 '동상이몽'

입력
2012.01.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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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 1일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상대로 올 하반기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신규 대출을 더 이상 취급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최근 CD 발행 물량이 급감하면서 CD 금리가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들도 CD 금리를 대신할 수 있는 단기 지표금리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새 기준금리를 찾기 위해 은행이 주도하고 금융당국이 참관인으로 참여한 태스크포스(TF)가 곧바로 꾸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논의는 곧 중단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금융당국과 은행의 이해관계에 딱 맞는 대안이 보이질 않아서다.

CD금리 퇴출 왜

금융당국이 CD 금리를 퇴출키로 한 속내는 이 금리가 정부 의중대로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6월말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발표한 뒤 대출금리를 낮춰 민심을 달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런데 은행들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아온 CD 금리는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정부 입장에선 요지부동인 CD 금리가 탐탁할 리 없다.

정부는 CD 거래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주목했다. 거래량이 적으니 시장 자금상황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월평균 CD 거래금액은 2008년 18조7,000억원에서 올 1~10월엔 5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국은 "CD로 조달하는 자금이 3%에 불과한데도 CD 연동대출을 파는 건 은행 편의만을 위한 것이라며"며 은행을 압박했다.

통안증권 찬반

한국은행은 만기 91일의 통화안정증권이 채택되길 바란다. 무위험 채권인 통안증권의 금리가 CD 금리보다 통상 0.1%포인트 가량 낮기 때문이다.

작년 7월부터 재정ㆍ금융당국과 함께 3개월 만기 통안증권의 단기 지표금리 활용 방안을 마련 중인 한은은 통안증권이 대출 기준금리로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한은 관계자는 "통안증권은 매주 1조2,000억원씩 발행되는 데다 경쟁입찰을 거치는 만큼 시장 자금상황이 잘 반영된다"며 "은행들이 금리를 조작할 수 없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반대다. 통안증권 금리엔 은행의 신용위험이 반영되지 않아 은행이 실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은행 여신담당 부장은 "은행의 대출금리를 한은이 좌우한다는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리보와 코픽스

은행권이 선호하는 후보는 코리보(KORIBO)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다. 코리보는 2004년 개발된 은행 간 단기 기준금리다. 가령 은행이 다른 은행에서 돈을 3개월 빌리려면 이자를 얼마나 줘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은행 15곳의 답변을 산술 평균한 수치다.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CD 금리를 대체할 새 기준금리로 코리보를 사용키로 하면서 치고 나갔다. 김종산 우리은행 여신정책부장은 "코리보는 만기구조가 다양해 고객의 금리 선택권을 넓힐 수 있고 CD와 유사한 금리 수준과 흐름을 보여 교체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 따르지 않아 자금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CD 금리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은 코픽스를 대체 카드로 검토 중이다. 장경훈 하나은행 리테일사업본부장은 "코픽스는 원가 개념인 예금금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며 "단기 지표금리로 활용 가능한 코픽스 3개월짜리를 이미 개발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픽스도 CD 금리 대체지표로 합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B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예대율 규제로 정기예금 금리는 계속 오를 테고 코픽스도 높아질 것"이라며 "대출금리를 가급적 낮추려는 당국이 코픽스 채택을 수용하지 않을 게 뻔하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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