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주기로 돌아오는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잇달아 치러지는 선거의 해지만 국내 스포츠계로서는 4년 농사의 결실을 맺는 중요한 해다.
7월27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2012 런던올림픽은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30회째를 맞는다. 런던은 1908년과 1948년에 이어 처음으로 세 차례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다. 특히 런던은 대한민국이 1948년 8월15일 정부 수립일보다 한 달여 앞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올림픽 개최 도시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우여곡절 끝에 한국은 천금 같은 동메달 2개를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를 목표로 할 만큼 한국 스포츠의 위상은 급성장했다.
올림픽 출전은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꿈이다. 그러나 참가보다는 메달 획득, 그 중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염원일 것이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정부 수립 이후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하계올림픽에서 67개(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손기정 제외)의 금메달을 따냈다. 일견 국력에 비해 월등한 숫자일 수도 있지만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4년 간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로서는 턱 없이 부족한 숫자일 것이다.
더욱이 격년제나 매년 열리는 종목별 세계선수권과 달리 4년마다 열리는 데다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영예다. 속된 말로 '로또'다.
26개 종목에서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400여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해 금메달 13개를 따내 종합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를 수확해 종합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목표야 원대할수록 좋지만 현실적으로 13개의 금메달 획득은 대단히 낙관적인 수치다.
대한체육회는 양궁 태권도 유도 사격 등 전통적인 효자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이상씩을 얻고 수영 배드민턴 체조 펜싱 등에서도 금맥을 캐내 금메달 13개를 채우겠다고 나름대로 큰 소리 치고 있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양궁과 태권도에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그 중 5개를 확보해야 한다"며 "체조 펜싱 배드민턴 수영에서 1개씩, 그리고 전통적으로 메달밭이었던 레슬링 복싱에서도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효자 종목인 양궁과 태권도에서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격투기 종목인 레슬링과 복싱은 한국의 입지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헝그리 종목으로 불리는 레슬링과 복싱은 갈수록 선수 자원이 감소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물론 84년 LA 올림픽 양궁의 서향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의 유승민 같은 깜짝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연승 행진을 달리거나 유력한 금메달리스트 후보 중에서 중도 탈락해 비운의 스타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쇄되는 셈이다.
오는 7월 태극전사들은 17일 동안 감동과 환희의 드라마를 연출할 것이다. 메달리스트에게는 칭찬의 박수를,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태극전사들이 연출할 감동의 드라마가 기다려진다.
여동은 스포츠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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