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자 외신은 '잊혀진 존재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승기는 1위를 차지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잡았지만, 첫 경선의 최대 히어로는 샌토럼 전 의원이란 분석이었다. 아이오와 지역 일간 디모인 레지스터는 "지난해 내내 거의 잊혀졌던 샌토럼이 다른 주요 후보들을 물리치고 확실한 승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갤럽 조사 결과 지난해 5월 이후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1위가 일곱 차례나 바뀔 정도의 혼전 양상 속에서도 샌토럼 전 의원은 단 한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해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샌토럼 전 의원이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킨 배경을 그의 선거 전략에서 찾았다. NYT는 "끈질기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선거 베테랑을 중심으로 조직을 최소화한 전략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실탄'이 부족했던 샌토럼 전 의원은 떠들썩한 유세 대신 발로 뛰며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유세 기간 선거전략가 한 명과 함께 차를 타고 22만2,000㎞를 달리며 주 곳곳을 누볐고, 유세 물품 지출 비용까지 낱낱이 공개하며 경제를 최대 문제로 여기는 민심을 파고들었다.
선거 캠프도 외양 보다는 내실을 다졌다. 연설문 작성자나 경호원 등은 없었지만 2008년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선거 캠프에서 활약한 전략가 등 소수 엘리트의 노련미를 십분 활용했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아 샌토럼 전 의원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칼럼니스트이자 정치평론가인 롤란드 마틴은 CNN에 역대 선거 과정에서 무수한 이변이 일어난 사실을 상기한 뒤 "아이오와의 결과가 대선 후보로 가는 보증수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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