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검찰 지휘사건 접수를 거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부산지검은 아예 경찰에 내사 사건 지휘를 하지 않기로 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구 수성 및 성서경찰서, 인천 중부 및 부평경찰서, 전주 덕진경찰서, 충북 음성경찰서, 대전 대덕경찰서가 검찰 지휘사건을 접수 거부했다. 서울에서는 서초, 동대문, 금천경찰서가 대열에 합류했다. 모두 10곳 10건이다.
인천 중부경찰서가 접수 거부한 사건은 '누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며 80대 남성이 검찰에 진정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각 경찰서가 접수를 거부한 검찰 지휘는 검찰에 진정된 내사 사건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아예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며 "지금까지 경찰이 접수를 거부한 사건은 모두 검찰 내사나 진정 사건에 해당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지휘사건에 대한 일선 경찰의 접수 거부가 속출하자 부산지검은 내사지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수사라는 게 의지를 갖고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 (수사를) 하기 싫다는 곳에 맡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1일부터 경찰에 진정사건 등을 수사할 것을 지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검사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등 총 17개 항목으로 구성된 수사실무지침을 최근 일선 경찰에 내려 보냈으며, 이 지침은 검찰의 내사지휘나 진정사건은 수사 개시 전 내사 단계로 분류해 사건을 아예 접수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의 거부가 속출하자 검찰 일각에서는 내사사건도 수사사건에 준해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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