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에서 총탄이 날아오고, 최근에는 뒤통수(아군)에서도 빗발치고 있다.”
달변가이면서도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 추진을 두고 당내외의 공세에 몰린 심경을 토로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3일 모교인 지바(千葉)현의 후나바시(船橋) 고교 동창회에 참석해 지난해 말 정부 여당이 결정한 소비세 인상안에 대해 “당을 설득하느라 뼈가 부러질 정도였다”고 푸념을 쏟아냈다.
노다 총리는 “취임 이후 4개월간 국회와 해외를 오가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며 “내가 95대 총리인데, 역대 총리 중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 정상을 만나면 일본 총리는 정말 힘들 것 같다는 말까지 듣는다”고 했다. 노다 총리는 소비세 인상에 대해 “불퇴전의 결의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랜 친구들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은 노다 총리는 동창회 직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원기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4일 연두 기자회견에서도 소비세 인상에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여섯 개 있다”며 영어로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결코 포기하지 말라)이다”라고 응수했다.
노다 총리의 의지에도 불구, 자민당과 공명당 등 야당은 소비세 인상 협상에 응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총재는 “민주당 정권은 소비세 인상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연금 일원화와 최저 보장연금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맞섰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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