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4ㆍ11 총선 공천과 관련,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KBS1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떤 정치적 논리도 배제하고 우리 정치를 완전히 바꿔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박 위원장이 총선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천 과정에서는 이전의 평균적 물갈이 수준인 40%대를 뛰어넘어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포장이 아닌 정치의 내용을 확 바꾸겠다"며 "구시대 정치의 폐습을 혁파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이 불필요한 이념 싸움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위원장은 "양적 성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질적 발전의 새로운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경제성장의 온기가 국민 대다수에게 전해지지 않고 일부에게만 집중되는 경제의 동맥경화를 바로잡겠다"고 말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 "그 동안 한나라당이 국민의 삶을 더 잘 챙기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실망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도 했다.
한편 '대대적 현역 의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작성한 총선 공천 개혁 방안 관련 문건이 이날 공개돼 논란이 됐다.
정두언 소장 시절 작성된 이 문건에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사전 검증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공천심사위원회를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해 완전한 독립성을 부여하며, 상향식 경선을 실시할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없앨 수 있도록 현역과 신인의 '1대1'경쟁 구도를 만드는 방안 등이 제시돼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가 희망하는 지역구는 현역 의원의 비(非)공천을 원칙으로 하며 지지도가 당 지지도를 밑도는 현역 의원들은 공천에서 일괄 배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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