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지도부 경선 레이스에 일반 시민들의 선거인단 신청이 폭주하면서 후보 간 합종연횡 전략에 대한 큰 틀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금처럼 시민 선거인 신청이 계속되면 최종적으로 선거인 수는 50만~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구 민주당원 12만여명을 더하면 전체 선거인단은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예상했던 25만~30만명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지지세가 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후보와 짝짓기를 통해 전략적인 표 결집을 시도했던 이전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게 됐다. 1인2표제 선거에서 당원ㆍ대의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뜻에 따른 조직적인 투표 행태에 익숙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 같은 방식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세론을 형성해가고 있는 한명숙 후보 측은 당초 문성근 후보나 김부겸 후보를 협력 파트너로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시민 선거인 수가 늘면서 문 후보 쪽과의 연대 계획은 접은 상태다. 20만명에 달하는 국민의명령 회원들이 문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어 둘이 손 잡을 경우 오히려 한 후보의 두 번째 표를 가져가게 될 문 후보가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우려돼서다. 따라서 한 후보는 상위권보다는 하위권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유력 후보들을 견제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문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세인 민주당 쪽을 공략하기 위한 후보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영선 이인영 후보 등을 놓고 다양한 조합을 생각해 보고 있다.
팬클럽 회원 수가 17만명에 달하는 정봉주 전 의원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이들 회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영선 후보도 어떤 파트너를 잡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후보들과 손잡는 게 명분은 있지만, 비슷한 표밭이란 점에서 득표전에는 별반 효과가 없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민주당원들의 지지세가 큰 박지원 후보는 일반 시민 측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박영선 후보와의 연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따라서 상위권 후보들은 서로간 연대를 포기하고 하위권 후보들을 골라 파트너로 나서며 경쟁 후보에게 두 번째 표가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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