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별장이 있는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서 새해 첫날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시신은 왕실 종마 사육장에서 약 1.6㎞ 떨어진 숲 속에서 개와 함께 산책 중이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왕실 일가는 인근 교회에서 신년 예배를 보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비공개 수사에 착수해 현장 주변을 차단한 채 집중 수색을 벌였다. AP통신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시신이 살해된 뒤 옮겨져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인근 지역에서 발생했던 실종 사건이나 가출 신고 기록 등을 조사하며 이번 사건과의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제스 프라이 형사반장은 "시신은 얼마 동안 이곳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까다로운 수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인 및 신원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샌드링엄 영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할아버지인 조지 6세 이후 왕실이 연말연시 휴가 때 머무는 곳이다. 여왕과 남편 필립공 등 왕실 일원은 지난해 성탄절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 체류 중이다. 샌드링엄 영지는 모두 8,000 헥타아르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농사를 짓도록 임대돼 있고 나머지는 울창한 숲이 조성돼 있다.
지역 주민들은 왕실 별장 근처 숲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왕실 종마 사육장과 왕실 별장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 사람들만 다니는 매우 조용한 곳"이라며 놀라워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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