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에 1m나 쌓인 2월의 폭설, 우면산 산사태를 일으킨 7월의 집중호우, 전국 정전 사태를 초래한 9월의 이상고온….
3일 기상청과 녹색성장위원회 등 19개 관계부처가 3일 합동으로 펴낸 '2011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는 이상기후현상이 연속된 해였다.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3.7도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낮았고 한파가 39일이나 오래 지속됐다. 봄철 황사 관측일수는 8.5일로 평년보다 3.4일 많았다. 여름철 일 강수량 100㎜ 이상의 집중호우는 최근 10년 평균 54회의 2배인 102회에 달했다. 9월 중순에는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34.2도에 달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막대했다. 1, 2월 폭설로 동해안 지역 농축산시설에 약 545억 원의 피해가 났고, 7월 중부 지역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만 60명에 이르는 등 사회 전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해양의 이상저온으로 갈치와 오징어가 잡히지 않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의 개화 시기가 30년 사이 6~8일 앞당겨지는 등 생태계는 혼란에 빠졌다.
보고서는 "지난해 국내에는 유래 없는 이상기후 현상이 다양하게 발생했다"며 "전세계가 기후변화 대책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한국의 피해 비용은 약 2,800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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