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자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비대위원장의'기득권 배제'발언과 함께 '당 지지율보다 5%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 의원 교체'방안 등 갖가지 공천 물갈이 기준이 흘러나오자 의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먼저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은 겉으로는"총선을 앞두고 여러 공천 기준들이 제시되는 것 아니냐"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 하면서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구ㆍ경북(TK)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3일'5%룰'과 관련,"일괄적으로 수학 공식 적용하듯이 공천 기준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해당 지역의 특수성과 상대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부산 지역의 한 초선 의원도 "어느 하나의 일률적인 기준에 맞춰서 공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교체지수 등은 참고자료로 활용해야지 누굴 겨냥하는 식의 분위기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의 긴장감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의원은"특정 지역과 나이 등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당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한번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강남 지역의 한 의원은"설문 내용이 유권자들에게'새로운 인물이 낫겠느냐'는 식의 교체 욕구를 유도하는 질문이 아닌 합리적인 내용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4선의 박종근(75ㆍ대구 달서갑) 이경재(71ㆍ인천 서구강화을) 등 영남권과 수도권의 고령∙다선 의원들은 당내에서 제기되는 '자발적 용퇴론'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편 서울 강남 지역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이명박 정권의 공과를 걸고 당당하게 승부하겠다"며 4ㆍ11 총선에서 서울 강북 지역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이 전 수석은"이 대통령으로부터도 좀 어려운 지역에 가서 잘 싸워 이기는 게 명분 있는 일이라고 권유를 받았다"면서 "전혀 명분도,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닌 만큼 심사숙고해서 지역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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