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55ㆍ사법연수원 12기), 박보영(51ㆍ16기) 대법관이 3일 공식 취임했다. 두 신임 대법관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여야 대치로 두 달 가까이 늦어진 탓에, 지난해 11월 18일 김지형, 박시환 대법관 퇴임 이후 지속됐던 '대법관 2인 공석 사태'도 46일 만에 마무리됐다.
두 신임 대법관은 전임자들이 진보 성향 판결로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렸던 것을 염두에 둔 듯, 한목소리로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임일성을 밝혔다.
김 대법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법관에 임명되는 영예를 얻게 됐지만 무거운 책무로 인해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며 "커다란 부담과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재판은 사건에 적합한 법리를 찾아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지만, 나아가 사회에 적용될 정의로운 보편적 규범의 선언"이라며 "그 규범은 사람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애정에서 출발해야 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형평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김영란(56ㆍ11기) 전 대법관, 전수안(60ㆍ8기) 대법관에 이어 사상 세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그는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다수의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법정 안팎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여성, 가족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법적 해결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법관은 특히 "법을 통한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5년간 판사와 변호사로 일하며 법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 왔다"며 "불의에 항거한 민주이념의 계승, 기회균등, 정의ㆍ인도와 동포애 등 헌법 전문의 가치가 법의 해석ㆍ적용에 투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임 대법관 2명이 취임함에 따라 그 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던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첫번째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19일 할 예정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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