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또 한번 태극기를 힘차게 휘날릴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서 이룬 업적은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유독 남자 개인전에서만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하며 옥에 티로 남아 있다.
따라서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 싹쓸이(4개)에 도전하는 한국 양궁계의 시선은 남자 개인전에 집중되고 있다. 겁 없는 신예 김우진(20ㆍ청주시청)이 징크스 탈출의 선봉에 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김우진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에 올랐다. 당시 개인전 예선에서는 개인 싱글 라운드 합계 1,387점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쏘아 올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관왕의 영예를 누리며 남자 양궁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김우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을 차지해 주위에서 좋게 평가해주신다"면서 "올림픽 2관왕에 도전하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우진은 양궁 선수로 3박자를 완벽히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김우진은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고, 성실하며 타고난 배짱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우진이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양궁의 한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이에 대해 "활을 편하게 쏘는 것, 활 쏘는 타이밍이 빠른 것이 내 장점이지만 긴장을 많이 하기도 한다"면서 겸손해했다.
김우진의 최대 라이벌은 미국의 간판 브래디 엘리슨(23). 지난해 1~3차 양궁월드컵 개인전을 싹쓸이한 엘리슨은 2010년부터 국제대회 상위 토너먼트에서 번번이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 왔다. 때문에 김우진은 더욱 런던올림픽 무대를 벼르고 있다. 그는 "엘리슨은 2년 전부터 잘 하기 시작한 선수다. 상승세에 올라 있는 선수라 더욱 견제해야 한다"면서 "예전에 없던 선수가 불쑥 튀어 나왔다. 한국 남자 양궁의 최대 천적"이라고 경계를 거듭했다.
3월에 있을 최종 대표선발전에서 무난히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보이는 김우진은 충북체고 선배인 임동현(26ㆍ청주시청)과도 올림픽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우진은 "(임)동현이 형과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워낙 후배들을 잘 챙겨 주신다"면서 "아직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 목표는 분명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우진을 비롯한 양궁 국가대표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새해를 맞아 2박3일간 강원도 태백의 함백산으로 극기훈련을 다녀 왔다. 2012년의 첫 해를 바라보며 런던올림픽 금메달 싹쓸이를 결의했다. 장영술 대표팀 총감독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기에 우리에게 그렇게 기대하는 것 아니냐"면서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궁대표팀은 진천(남자)과 태릉(여자)으로 나뉘어 체력 훈련에 집중한 뒤 4월 최종선발전 이후 정예멤버들로 본격적인 올림픽 대비 훈련에 돌입한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소음', '텃세'와의 전쟁이었다면 런던올림픽의 변수는 바람이다. 지난해 10월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가 현지 적응 훈련인 셈이었다. 당시 8강에서 탈락했던 임동현은 "이 곳의 바람에 익숙해질 필요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바람이 거센데다 풍향과 풍속이 수시로 바뀌어 0점을 쏘는 선수도 나왔다. 장 감독은 "올림픽 직전까지 여러 가지 훈련을 할 예정이다. 남자는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엘리슨한테 몇 번 졌지만 기록은 우리 선수들이 앞선다"면서 "다른 나라의 견제가 심하겠지만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맥을 이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다시 입증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