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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계에 영양소 공급 봉사하는 강보라씨/ "내 실명 위기가 개도국 어린이 영양 상태 보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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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계에 영양소 공급 봉사하는 강보라씨/ "내 실명 위기가 개도국 어린이 영양 상태 보게 했죠"

입력
2012.01.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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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 유학 중 영양 실조로 실명할 위기에 놓이면서 영양 실조로 죽어가는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참 역설적이죠.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건강을 회복한 원동력이 됐어요."

2008년 건국대 실내디자인학과 재학 중 패션 마케팅을 공부하러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강보라(27)씨가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구호 단체 '매나릴리프(MannaRelief)' 활동에 눈을 뜬 것은 자신이 위기에 처하면서였다.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고 초콜릿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던 어느 날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시려 왔다. 병원에서는 영양 실조로 면역력이 떨어졌다며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포도막염 판정을 내렸고 실명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가면역질환은 류마티스나 루게릭병처럼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긴 병이라 병원에서도 치료가 어려웠다

강씨는 이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식습관과 영양학 분야에 관심을 갖다 개도국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를 확인하고 영양소를 지원하는 구호단체 '매나릴리프'도 알게 됐다. 하느님이 내려진 양식을 뜻하는 성경의 '만나'에서 이름을 딴 이 단체는 개도국 어린이에게 보내지는 원조 식품이 대부분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가공식품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를 가루로 만들어 보내는 일을 한다. 지금은 전 세계 83개국 13만 명 이상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북한 어린이 1만2,000명에게도 이번 달 내에 영양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개도국 어린이들의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 단체의 활동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3세계 아이들은 씨리얼 같은 것을 주로 원조 받는데 그걸로는 영양분이 부족하고 3세 이상 살아가지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강씨는 이 단체를 지원하는 청년 자원봉사 팀 '매나 라이징 스타즈(Manna Rising Stars)'의 일원이 됐고 지난해 10월 귀국한 뒤 참가자를 모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곳곳에 있는 매나 라이징 스타즈 팀원들과 페이스북으로 소통하며 영양의 중요성을 알리는 파티, 기부금을 모으는 행사 등 홍보 아이디어를 나누는 한편 국내 상황에 맞는 활동도 기획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매나 라이징 스타즈처럼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내 청년 사회적 기업가들을 모으는 취지의 '소셜 잉크파티'를 열어 신고식도 치렀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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