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에 나선 박지원 의원은 2일 "당내 대선 후보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하지 않으면 올해 대선도 서울시장 보선 재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이 가만히 누워 있다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후보 경선에)나서면 다시 그 쪽으로 통합할 것이냐"며 이렇게 지적했다. 10ㆍ26 서울시장 보선 당시 민주당이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하고 무소속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를 내줬던 것처럼 대선에서도 민주통합당이 제3지대의 안 원장에게 후보를 내주고 존재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는 뜻이다.
_당 대표가 된다면 안 원장을 포함한 대선 후보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문재인 김정길 김두관 등 모두가 당 내부의 훌륭한 후보들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부딪쳐서 국민에게 검증 받고 당원들로부터 인정 받으면 후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누워만 있는다면 서울시장 보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이 제2의 박원순 시장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_4월 총선 전망과 대비책은.
"당내에 (이명박 정부 실정에 따른) 막연한 반사 이익을 바라는 기류가 있다. 우리 당의 가장 뛰어난 선거운동원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하지만 국민은 민주당에 (표를) 줄 준비가 돼 있는데 민주당이 준비가 안 된 게 문제다. '안철수'라는 감나무만 바라보고 있으면 감이 떨어지겠느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정봉주 전 의원 문제 등 현안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_정기국회의 예산안과 쟁점 법안 처리를 평가한다면.
"이런 국회 처음 봤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은 6개월 넘게 표류하고 있고 소득세법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얻어낸 것 하나 없이 내주기만 했다. 국민에게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리더십이 강하고 검증된 지도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누구겠느냐."
_박 의원은 '호남 민주당'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내가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탈(脫)호남을 더욱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대위 대표와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민주당 지지도를 한나라당보다 4% 높게 끌어올린 경험도 갖고 있다."
_호남 물갈이론을 포함한 총선 공천 방향은.
"호남 물갈이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인재 영입을 통해 당선 가능성 있는 인물들을 감동적으로 공천해야 한다. 유권자는 더욱 젊어지고 있는데 386세대가 486세대가 될 정도로 우리는 늙어가고 있다. 비례대표를 젊은 전문가 그룹으로 채워 노장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_통합 이후 당 내분 조짐이 있는데.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은) 전패했다. 통합 기대는 실망스럽고 당 지도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통합 과정의 불협화음이 드러난 것이다. 파벌이 없는 후보,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킨 경험을 갖고 있고, 능력을 검증 받고 준비된 박지원에게 맡겨 달라."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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