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목 매 숨진 중학교 2학년생 A(14)군은 부검 결과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2일 밝혀졌다. 그러나 유족들이 타살 주장을 굽히지 않는데다, 학교폭력에 의한 자살을 뒷받침할 만한 유서 등 정황도 나오지 않아 사망 원인을 놓고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날 "A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오른쪽 어깨와 왼쪽 다리(종아리)에서 각각 1개의 멍 자국이 발견됐지만 사인과는 직접 관련이 없으며, 타살을 추정할 만한 근거 또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멍 자국이 폭행에 의한 것인지를 가리기 위해 보강 수사를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숨진 지난달 29일 오후 CCTV 분석 결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까지는 활기찬 모습이었는데 2층 계단 쪽을 쳐다본 뒤로 얼굴이 사색이 돼 17층으로 갔다"며 "17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도 아들은 몸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복도 안내등이 켜진 것으로 미뤄 누군가 복도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허리띠로 목을 매게 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 분명하다"고 타살을 주장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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