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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학생 자살 원인은…동급생 3명에 수시로 폭행당하고 돈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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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학생 자살 원인은…동급생 3명에 수시로 폭행당하고 돈 뺏겨

입력
2012.01.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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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지난달 29일 목 매 숨진 채 발견된 중학교 2학년 A(14)군이 평소 동급생 3명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A군 자살의 원인을 성적 고민으로 추정했던 경찰은 학교폭력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일 A군이 다른 반 친구인 B(14)군 등 3명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하고 돈을 빼앗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동료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B군 등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9차례에 걸쳐 A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담배를 요구하거나 금품을 뜯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다른 가해 학생 C(14)군이 A군이 숨지기 4일 전에 A군에게 돈을 요구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B군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다른 2명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A군이 숨지기 전 혼자가 아니었을 가능성 등 타살 의혹을 유족이 제기함에 따라 경찰은 A군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8일 하교 이후의 행적을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47분쯤 A군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후 CCTV에 찍힌 학생 3명을 조사한 결과 2명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었고 외부에서 방문한 학생 1명 역시 A군과 뚜렷한 관계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상의 단추는 구조를 위해 출동한 소방관이 심전도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고, 현장 주변에 있던 담배꽁초 2종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일 오전 A군 시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각과 폭력 흔적, 타살 가능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은 B군 등 가해학생의 폭력이 A군을 자살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A군과 B군이 초등학교 동창으로 평소 친한 사이였다는 동료 학생들의 진술이 나온데다, A군의 폭력 피해를 목격했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에 대한 폭행도 주먹과 발, 손바닥으로 팔과 가슴을 툭툭 치는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B군 등의 폭행이 A군 자살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평소 친구들에게 학교 성적 고민을 호소한 A군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지난해 7월 성적을 고민하다 가출한 것이 B군 등의 폭력이 시작된 지 석 달 만인 점에 주목, A군의 성적 하락과 가출이 가해학생들의 폭력과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학교폭력 피해 스트레스에서 오는 성적 부진과 이로 인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데 대한 심리적 압박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살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유족이 타살 가능성도 주장하는 만큼 사망 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적인 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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