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1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 부위원장의 첫 단독 공식활동이자 30일 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뒤의 첫 행보다.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전차부대로, 북한은 김 위원장이 1960년 8월25일 김일성 주석과 함께 이 부대를 방문한 날을 '선군영도 개시일'로 정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첫 공식활동을 이 부대 방문으로 잡은 것은 김 위원장의 선군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 부위원장이 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것을 두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10월8일 유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사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미리 손을 써 놨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유훈을 앞세운 것은 김 부위원장으로의 권력 승계에 대해 북한 내에서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는다.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의 군 직함인 최고사령관을 승계함에 따라 당 직함인 총비서도 조만간 물려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은 그러나 "이미 실질적 당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당 총비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맡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방위원장직 승계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2010년 4월 개정된 북한 헌법은 '국방위원장은 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사령관이 곧 국방위원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아버지가 죽자 마자 그 자리를 덥석 차지하는 것이 불효로 비칠 수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주석 자리를 영원히 공석으로 하겠다고 한 것처럼 김 부위원장도 국방위원장 자리를 영구적으로 비워 둘 수 있다.
한편 이날 당 정치국회의에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강성국가 건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도 채택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결정서는 김정일 동지께서 지펴주신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이 온 나라에 타 번지게 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킬 데 대해 언급하고 해당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