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는 나이지리아에 신년 초부터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11년의 마지막 날에도 부족간 충돌이 발생해 50여명이 사망하는 등 정정 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일 AFP통신에 따르면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보코하람의 주요 활동지인 보르노, 요베, 니제르, 플래토 등의 주(州)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들 지역으로 통하는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출신의 조너선 대통령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국가를 세우려는 보코하람을 “암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보코하람의 영향을 받은 지역을 정상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너선 대통령은 보코하람 퇴치 임무를 맡은 대테러 특수부대도 창설하기로 했다.
앞서 보코하람은 지난달 25일 이후 나이지리아 전역의 성당, 교회, 보안기관 건물 등에 폭탄테러를 가해 민간인 등 49명이 사망했다. 27일에는 남부 지역의 이슬람 학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7명이 다치는 등 보복 공격으로 추정되는 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31일 국가비상사태 선포 직후 에보니주에서는 에자족과 에질로족 사이의 유혈충돌로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는 등 민족 간 분쟁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002년 조직된 보코하람은 기독교 중심의 나이지리아 정부를 불신자로 간주, 지난해 5월 조너선 대통령 취임식 이후의 연쇄 폭탄테러와 6월 아부자 경찰본부 폭탄 테러, 8월의 유엔건물 폭탄테러 등을 배후 조종했다.
과거 개인화기를 위주로 산발적 무장투쟁을 펼치던 보코하람은 지난해부터 폭발물을 이용한 대규모 공세를 가하는 등 강력한 테러조직으로 변했다. BBC 방송은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단체의 배후 연계 가능성과 함께 석유로 얻은 막대한 부(富)의 혜택에서 소외된 북부 무슬림 주민들이 보코하람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보코하람을 쉽사리 퇴치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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