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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희곡 - '덫' 허진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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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희곡 - '덫' 허진원 인터뷰

입력
2011.12.3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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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한 뒤 10년 가까운 신춘문예 도전이었다. 방송통신대 학보사 기자로 잠깐 일했고, 프랑스로 3년간 유학을 떠나기도 했으며, 귀국 후에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도 그는 극작의 꿈을 놓치지 않았다. 희곡 '덫'으로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된 허진원(38)씨다.

"세상과 제가 안 맞는다는 생각도 했고, 세상에 주파수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가 고민도 많았습니다. 신춘문예 결과가 발표되면 당선작을 폄하하고 심사위원 탓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뒤에서 찌질하게 욕하던 캐릭터가 저였어요. 막상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얼떨떨하기만 하네요."

오랜 습작 기간이었던 만큼 그가 써 놓은 작품도 20여편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 한 편은 지난해 지방 향토연극제 무대에 올려지기도 했다.

당선작인 '덫'은 프랑스 유학 중에 구상해 6년 가까운 퇴고를 거친 작품으로 이번 신춘문예를 통해서 빛을 보게 됐다. 집요한 성격의 괴짜 손님이 디지털 카메라를 교환하기 위해 전자제품 상점에 들렀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덫'은 소통 불능의 우스꽝스럽고 일그러진 인간 관계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개개인의 잘못을 따지기보다 '덫'에 걸린 인간들의 불안한 표정을 염두에 두고 썼어요. 조금만 툭 쳐도 모든 것이 일그러지고 마는, 그런 삶을 그려보려고 했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작에 대해 늘 시기하고 질투도 했다는 그는 이제 그 신춘문예와의 10년 애증(愛憎) 관계를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대본을 수없이 고쳐 쓰며 기한 없이 갈고 닦아왔던 그 기간 극작의 꿈을 포기했을 법도 하지만 그는 "내가 부족한 것은 있지만, 내가 가는 길이 틀린 것은 아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를 지탱시켜준 것은 위대한 작품들이었다. "셰익스피어와 체홉이 다르겠지만 둘 다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어요. 또 오태석 선생님의 '천년의 수인'을 보면서 이런 작품이 있기 때문에 지금 계속 떨어지더라도, 나이가 더 든다 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었죠."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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